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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착취 철퇴에 한인업계 후폭풍 우려

LA카운티 검찰이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임금착취(wage theft)’ 행태를 뿌리 뽑기 위해 전담수사부서를 설치하고 첫 사례로 한인 업주 2명을 기소하자〈본지 9월 7일자 A-1면〉 한인 의류 및 봉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다운타운 자바시장의 한인 업계는 저임금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는 특성상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일부 업주는 이미 강화된 노동법 규정으로 위축된 업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7일 한인 의류 및 봉제 업계는 LA카운티 검찰이 임금절도와 체불 사례를 전담 수사하는 노동사법부(LJU)가 한인 봉제 업주 2명을 기소했다는 소식을 발 빠르게 공유했다.   특히 일부 업주는 검찰이 체불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업주를 ‘중절도(grand theft)’로 기소한 사실에 놀란 눈치다.     봉제 업체에 하청을 주는 원청인 의류 업체는 문제 발생 시 불똥이 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원한 한 의류업체 업주는 “가주 노동법은 하청 업체가 직원에게 임금을 주지 않거나 소송에 걸리면 원청 업체에도 책임을 묻는다”며 “검찰이 노동법 위반 업주를 기소한 만큼 원청 업주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주에서는 2022년 1월 ‘봉제 노동자 보호법안(Garment Worker Protection Act, SB 62)’이 발효됐다. 이 법안은 직원의 작업량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소위 피스레이트(piece-rate)를 금지한다. 업주는 최저임금 이상 시급도 보장해야 한다. 노동청 근로표준집행부는 봉제 업체를 대상으로 직원 급여명세서 등 증명서류 제출도 강화했다. 노동법 문제 발생 시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연대책임 내용도 담았다.       또한 연방노동부도 가주 의류 업계에 노동법 준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는 최근 연방노동부로부터 회원사 대상 노동법 준수 안내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가주에서 제작한 옷이 타주에서 판매될 때 (연방노동부도) 노동법 준수 여부를 따질 수 있다”며 “노동법 단속이 강화되고 검찰도 나서면 회원사마다 봉제 업체에 노동법을 제대로 지키라고 요구하거나, 더 확실한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류협회 장영기 이사장은 “팬데믹 전후 (사업 환경이 어려워진) LA 한인 봉제 업체가 많이 줄었고, 상당수는 멕시코 티후아나 쪽으로 이전했다”고 전제한 뒤, “의류 업체 자체 문제는 없지만, 하청 업체 관리에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주한인봉제협회(회장 강경훈)는 직원 고용 시 급여명세서 등 각종 서류증명 완비, 가주노동청 등록증명서 정확한 기재 등을 회원사에 당부하고 있다.     한편 한인 봉제 업체들은 까다로워진 가주의 노동법을 피해 멕시코, 텍사스, 중국 등으로 생산공장을 옮기고 있다. 이들은 자바시장의 치솟는 인건비, 노동법 강화 및 단속 등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업주는 수십 년 이어온 사업을 접기도 했다. 김형재 기자임금착취 한인업계 의류업체 업주 봉제 업체 의류 업체

2023-09-07

한인 의류·봉제 업계 '규제 삼중고'

LA의 한인 패션업계가 고강도 정부 규제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정부부터 시 의회까지 각종 규정을 앞세우며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인 의류 및 봉제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방 노동부의 임금.시간과(Wage & Hour Division) 조사관들이 노동법 단속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속반은 올해 초 발효된 봉제 근로자 보호법인 SB 62에 따라 봉제업계의 최저임금 지급 및 오버타임 준수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한 봉제업체 대표는 “불시에 방문해 라이센스와 대조하며 직원이 있는지, 최저임금과 근무시간 관리는 제대로 하는지 점검한다”며 “지난해부터 SB 62에 대비한다고는 했지만 영세한 공장들은 걸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노동부는 자체 조사를 통해 LA의 봉제업체 중 85%가 연방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좋지 못한 과거 전력도 있는데 주 차원에서 최저임금 지급을 의무화한 SB 62까지 발효하자 더욱 단속의 고삐를 죄겠다는 각오다.   실제 이미 지난해 노동부는 웨스트코비나의 한 봉제공장에서 오버타임 규정 위반을 적발해 10명의 직원에게 약 6000달러 체불 임금을 주고 3500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명령한 바 있다. 거액이 아니라도 단속 인력을 투입해 발본색원하겠다는 의미로 지난 2월에는 단속 조사관 100명을 보충할 계획도 밝혔다.   한인봉제협회는 “높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 회원사 수백개, 전체의 3분의 1가량이 폐업하거나 타주 또는 멕시코로 이전했다”며 “법 위반에 대해 연대책임까지 묻겠다는 SB 62 때문에 일감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봉제업체 관계자는 “직원 수를 줄여서 인건비 지출 규모를 겨우 맞춰놨는데 7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니 산 넘어 산”이라고 말했다. 현재 LA 시의 시간당 15달러인 최저임금은 오는 7월부터 16.04달러로 인상된다.   이와 함께 가주 노동청의 의류 판매업체에 대한 봉제 라이선스 단속도 늘고 있다. 해외나 타주에서 만들어온 제품을 팔면 예외지만 가주 내에서 기획, 생산된 제품을 판매한다면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유권해석 때문이다.   의류생산 디지털 플랫폼 ‘가멘트(GARMNTT)’ 개발사인 ‘올윈원’의 정유석 대표는 “봉제 라이선스 시험의 절반은 임금과 근로자 관련 내용으로 가주의 관련 규정은 무척 까다롭다”며 “본인은 판매만 한다고 생각해도 지급하는 대금에 의류를 생산하는 봉제 근로자의 몫도 있기 때문에 가주에서 생산되는 것을 판다면 봉제 라이선스가 필수”라고 말했다.   봉제협회도 최근 온라인 또는 소수의 직원을 두고 직접 판매하는 경우 별도의 해당 비즈니스나 업소에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는 점을 회원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이와 별개로 가주 노동청(DIR)은 지난해 말 직원이 없다고 거짓 신고하고 종업원상해보험(워컴) 가입 증명 등을 제출하지 않은 LA의 한 봉제업체에 대해 봉제 라이선스를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LA 시 의회는 지난 2월 원단 및 의류 폐기 관련 규제안을 만들라고 시 정부에 전달했고 관련 세칙이 현재 만들어지고 있다. 핵심은 관련 폐기물은 주 정부 등이 운영하는 전문 업체를 통해서만 비용을 내고 버릴 수 있다는 것으로 원단업체, 생산업체는 물론, 소매와 도매, 창고와 제삼자 유통센터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파다하다.   정유석 대표는 “사업 환경, 특히 봉제업계가 너무 나빠졌다”며 “자바시장의 의류업체가 인근 봉제공장에 주문해서 가주에서 생산해 ‘로스’나 ‘TJ 맥스’ 등에 납품하는 소위 ‘컴퍼니 오더’의 순환고리가 끊어졌다”고 평가했다. 류정일 기자삼중고 규제 봉제업체 대표 봉제업체 관계자 봉제 라이선스

2022-05-12

업체 소유주에도 책임 물어 벌금

가주 노동청이 임금 착취(wage theft) 등 노동법을 위반한 업체 3곳에 1700만 달러 이상의 벌금을 부과〈본지 10월27일자 A-1면〉한 이면에는 3년여에 걸친 고강도 조사가 있었다.   이번 조사는 모두 신고 전화 ‘한 통’이 발단이었다.   가주산업관계부(DIR) 프랭크 폴리치 공보관은 “3개 업체 모두 직원의 제보 전화가 계기가 됐다. 특히 여러 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경우 곧바로 현장단속과 감독관이 조사팀을 구성한다”며 “이들은 허투루 조사하지 않는다. 수년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용주 및 직원 대면 조사, 회사 급여 기록 감사, 심리(hearing) 등을 통해 위법 사항을 밝혀낸다”고 말했다.   가주 노동청 산하에는 ▶현장 조사를 시행하는 현장 단속과(BOFE) ▶정부 공사 수주 업체만을 조사하는 정부 공사과 ▶고용주의 보복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는 보복 수사과(RCI) ▶봉제 업체 노동자 보호를 위한 봉제업 임금 청구 판결과(GWCA) ▶노동법 위반 사건을 심사하는 임금 청구 판결과(WCAU) ▶판결 후 벌금 납부 및 미지급 임금이 노동자에게 정확하게 지급되고 있는지 살피는 판결 집행과(JE) 등 6개 부서가 운영중이다.   노동청 진 최 조사관은 “사실상 임금 착취는 범죄와 같은 개념으로 다뤄지는데 경우에 따라 형사 처벌도 요구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탈세 등 각종 문제까지 드러나면 국세청(ICE), 고용개발국(EDD) 등 각 기관이 합동 조사에 나서기도 한다”며 “이번에 3개 업체에 체불 임금과 민사 벌금까지 1700만 달러 이상이 부과된 것은 근래에 부과된 액수 중 최대 규모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임금착취 사실이 드러나면 고용주 입장에서도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안게된다.   이번 조사에서 LA지역 아뎃샬롬보드케어는 체불 임금, 손해 배상, 민사 벌금 등을 합해 총 853만618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례적인 것은 이중 17만4000달러가 소유주(안젤리카 레인골드) 개인에게 부과됐다는 점이다.   폴리치 공보관은 “노동청은 회사를 비롯한 소유주 개인에게까지 공동 책임을 물은 것”이라며 “17만4000달러는 항목별로 노동법 위반 건수를 계산해 소유주에게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주노동청은 “LA에서만 매주 2600만 달러 이상의 임금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임금 착취는 범죄며 이는 세수 감소 등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노동법 피해 신고는   이민 신분과 상관없이 피해를 입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변호사도 필요 없다. 영어로 소통이 어려울 경우 한국어 통역관도 요청할 수 있다. 대신 임금 미지급에 관한 신고는 피해일로부터 3년 이내, 문서 계약에 기반한 신고는 4년 이내에 가능하다. 신고 서식은 웹사이트(www.dir.ca.gov.dlse)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가주 노동청의 지역 사무실은 LA, 샌디에이고, 롱비치, 샌타아나 등 총 18개 지역에서 운영중이다. LA지역의 경우 LA사무실 신고 전화(213-620-6330)를 통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열 기자소유주 업체 미지급 임금 봉제 업체 벌금 납부

2021-10-27

"설 떡 드시고 대박 나세요"

"설 떡 드시고 힘내세요."(의류협회 장영기 회장) "감사합니다. 때마다 협회에서 이렇게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합니다."(라 스칼라 대니얼 오 사장) 한인의류협회가 설날(28일)을 앞두고 25일부터 자바시장 일대에서 설 떡 돌리기에 나섰다. 장영기 회장과 리처드 조, 가브리엘 강 이사, 사무국 직원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다운타운 한인 최대 의류도매상가인 샌피드로패션마트에서 시작해 일대 300여 매장을 일일이 방문, 설 떡이 담긴 작은 팩을 전달했다. 장 회장은 떡을 돌리면서 새해 덕담도 건넸다. 갑작스럽게 설 떡 선물을 받아든 업주나 직원들도 "고맙다. 수고한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타이밍의 데니 최 세일즈 직원은 "협회에서 작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주니 어쨌든 기분이 좋다. 올해는 의류업계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성복업체인 루시의 애시트리아 매니저는 "설 떡을 받으니 올해는 더 잘 될 것 같다. 이제 시작이지만 지난해보다는 출발이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의류업계의 엇갈린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도메스틱 생산을 위주로 하는 라 스칼라의 오 사장은 "수입의류와 경쟁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해외 생산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 정책이 시행된다면 가격 경쟁력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로 중국에서 의류를 수입·판매하는 이슈라는 업체 매니저는 "(중국산 의류에 높은 관세가 매겨진다면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행히 아직은 시행되지 않았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에서는 이번 행사를 위해 총 700여 개의 설 떡 팩을 준비했으며 오는 27일까지 이사들이 매장을 돌며 돌리기로 했다. 장 회장은 "협회 일을 하면서 직접 자바시장을 돌아보고 업주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설을 맞아 협회 업무 홍보와 행사 참여 부탁을 하고 경기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올해는 한인 의류업체들이 모두 대박 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기원을 담아 떡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7-01-25

"법대로" "갑질하나" 원청·하청 갈등

연방 노동당국의 권장사항인 모니터링(monitoring)이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원청과 하청, 컨설팅업체 간 새로운 갈등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모니터링은 연방노동부가 원청업체로 하여금 하청업체의 임금 관련 노동법 준수 여부를 체크하도록 하는 제도다. LA 패션업계의 경우, 의류생산을 하청받은 봉제공장이 최저임금 미지급이나 오버타임 체불 등으로 적발되면 연방 노동부는 하청을 준 의류업체를 찾아, 해당 봉제공장에 대한 모니티링을 권고한다. 이럴 경우, 의류업체는 봉제업체의 ▶최저임금과 오버타임 지급 ▶고용 계약서와 타임카드 등 기록 보관 ▶종업원상해보험(워컴) 가입 여부 등을 체크하고 위반 내용을 시정하도록 하게 한다. 모니터링은 원청업체가 직접 할 수도 있지만 전문업체가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대행한다. 보통 세 달에 한 번 모니터링을 하며, 비용은 500~1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니터링이 의무 조항이 아닌 탓에 원청업체가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봉제업체도 외부에 사업체 운영을 간섭받기 싫어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심지어 의류업체로부터 모니터링을 의뢰받은 컨설팅업체와 이를 거부하는 봉제업체 간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도 LA다운타운의 한 봉제업주와 컨설팅업체 대표가 모니터링 수용 여부를 두고 몸싸움을 했고 경찰에 고발하는 일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한 의류업체 대표는 "패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별 일이 다 생긴다"며 "원청업체는 최저임금이 오른 것에 따라 인상된 단가를 제대로 줘야 한다. 또, 봉제업주는 인상된 부분을 종업원 최저임금 및 오버타임 지급에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일부 봉제공장들이 단가 인상분을 사업주 마진으로 돌리고 있다. 설사, 모닝터링을 해도 봉제공장이 노동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버티면 속수무책"이라고 설명했다. 봉제공장 업주들도 할 말은 있다. 실제 모닝터링을 받아봤다는 업주는 "원청업체가 단가를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시작되는 일이다. 요구한 단가대로만 주면 모니터링이 아니라 노동법 단속에도 걸릴 일이 없다. 연방 노동부가 원청업체에 임금 관련 책임을 묻는 이유도 바로 그런 것 아닌가"라며 "모니터링하는 업체가 마치 노동당국에서 나온 사람처럼 군림하려는 태도도 못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원청업체에서는 '단가를 맞춰 줘 봐야, 지키지도 않는다'는 것이고, 하청업체는 '주지도 않고 '갑질'하려 든다'며 맞서는 식이다. 한 컨설팅업체 대표는 "연방노동부는 모니터링 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세 번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면 원청업체의 라이선스를 취소하기도 한다. 최근 제법 규모 있는 한인 자바업체가 그런 일을 겪었다"며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해 '윈-윈'하자는 것인 만큼, 모니터링 제도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7-26

"생활비 싸고 가까워 경쟁력 있다"

라스베이거스. 도박과 유흥으로 밤낮 없이 흥청대는 곳. 블랙잭과 포커, 슬롯머신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그 곳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이들이 있다. 그들이 손에 쥔 것은 수 십여대의 재봉틀이 전부. 여유와 낭만보다는 절박함에 내몰려 떠나 온 길이기에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LA에서 20~30년 이상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한인 사업주들이 라스베이거스를 찾기 시작한 것은 지난 연말. 종업원 최저임금이 10달러, 10.50달러로 연속해 오르고 노동법 단속이 강화하면서 비즈니스 운영이 점점 버거워 지고 있었다. "이래 망하나 저래 망하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여기(LA)는 (망하는 게)분명하지만 그래도 조건이 나은 타지에서 한 번 부딪쳐 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LA에서 20년 넘게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필립 김 사장도 지난 12월 그렇게 해서 보따리를 꾸려, 라스베이거스로 왔다. 김 사장이 둥지를 튼 곳은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서 차로 20분 정도 북쪽인 노스 라스베이거스(City of Las Vegas). 지난 8일 오전 LA 다운타운 LA페이스마트 주차장에 모인 한인의류협회 임원 및 사무국 직원 등 8명은 실사단을 꾸려 노스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의류 생산기지 이전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실사단 멤버들은 도메스틱(domestic) 생산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매뉴팩처로 LA에서 직접 소잉파트까지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봉제공장에 하청을 주고 있기도 했다. 출발에 앞서 협회 장영기 회장은 "더 이상 LA에서 봉제공장을 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나온 답이다. 그동안은 이리저리 재기만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노동당국이 한인봉제협회 사무국 수사 등 단속을 강화하면서 생산지 이전은 발등의 불이 됐다. 봉제공장들이 라이선스 문제로 잇달아 걸리면서 원청업체인 매뉴팩처들도 'AB633' 때문에 덩달아 벌금을 무는 등 고충이 컸다. 협회가 실사단을 꾸려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내년 7월에는 미니멈 웨지가 12달러로 또 오른다. 먼 이야기 같지만 사실 금방이다. 엘파소든 라스베이거스든 선택은 개인에 달렸지만 봉제공장이 LA를 떠나야 하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승용차로 4시간 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LA에서 한인봉제협회 회장과 이사장을 지냈고 라스베이거스에 막 창립한 '라스베이거스 한인의류협회' 회장을 맡은 필립 김 회장의 라임 어패럴 봉제공장. 노스 라스베이거스 인근의 월넛 거리에 있는 2층 건물 중 1만3000스퀘어피트를 렌트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한낮 온도가 화씨 100도를 넘었지만 활짝 열어 둔 공장 안으로 들어 서자 기온은 다소 낮아졌다. 습기가 덜한 탓에 그늘 진 곳은 참을 만 했다. 대형 선풍기 서너대가 돌고 있었고, 재봉틀을 얹은 20여 개의 작업대마다 타인종 봉제공들이 열심히 박음질을 하고 있었다. 작업해야 할 옷들이 군데군데 수북히 쌓여 있었지만 빈 작업대도 눈에 띄었다. 일행을 반갑게 맞은 김 회장은 "시작은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런대로 굴러간다. 여전히 숙련공 구하기가 어렵지만 최근엔 LA에서 일하던 타인종 직원들이 몰려 들기 시작해 훨씬 수월해 졌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2층 사무실로 실사단을 안내한 김 회장은 현지에서의 사업과 삶의 일상을 하나하나 풀어놨다. "살기는 참 좋아요. LA보다 조금 '따듯'하기는 한데, 살다 보니 별문제가 아닙디다. 짒 값이나 렌트비는 LA의 절반 이하 수준이에요. LA에서 1베드룸 렌트에 1000달러가 든다면 여기서는 500~600달러면 2베드룸 2베스룸을 구할 수 있어요. LA의 타인종 봉제공 사이에 그런 소문이 돌면서 최근 인력이 몰리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것은 라스베이거스 시내를 거치면서 쳐다 본 주유소 가격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LA 레귤러 개스 값이 3달러 안팎인 것에 비해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는 2.30~2,40달러였다. 병물에 붙는 5센트의 CRV도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없었다. 김 회장은 "먹는 물이나 전기·고기 값 등은 LA 보다 싸다. 막 이사를 와서 공장 설비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괜히 온 게 아닌가'하며 후회도 했지만 고비를 넘기고 나니, 라스베이거스의 삶이 즐거워 진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일주일에 한 번은 LA를 찾는다고 했다. 벤 차량에 작업이 끝난 물건을 싣고 와 넘겨 주고 새 일감을 찾아 돌아간다고 했다. "13시간 이상 걸리는 엘파소에 비하면 경쟁력이 있지요. 원청업체들이 물류에 많은 신경을 쓰기도 하고요." 라스베이거스의 최저임금은 8.25달러. 엘파소보다 1달러가 높지만 종업원상해보험(워컴)이 2% 수준으로 6%대인 엘파소보다는 낮다. 법인세와 개인소득세가 없는 것까지 감안하면 엘파소와 공장운영비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게 협회 김대재 부회장의 설명이었다. 라임 어패럴에서 5~10분 거리인 프레몬트와 마이클 스트리트에 임용순, 강인회 사장이 2~3명의 파트너와 차린 봉제공장도 있었다. 임 사장은 "공장 설립 시 형광등 하나 다는데 400달러씩 했다"며 "LA에서 100여 달러면 하던 것이라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라스베이거스에는 가먼인더스트리라는 분야가 없다. LA에서는 '척'하면 다 아는 것들이 이 곳 공무원들에게는 모두가 생소한 것이라 비즈니스 라이선스 받는데도 2~3개월씩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임 사장과 파트너인 케빈 나 사장은 그래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종업원 임금 다주고 택스 다 내면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필립 김 회장은 "일단, 라스베이거스에는 5개 한인 공장이 있고 총 11명이 가족처럼 지낸다"며 "당장 일감이 부족하면 나누고, 직원 관리 등도 타 업체에 피해 안 가도록 잘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류협회 실사단은 현지 공장 방문에 앞서 노스 라스베이거스시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했다. 시 고용개발국(EBD)과 투자유치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이코노믹 얼라이언스(Global Econonic Alliance), 직업센터인 원스톱(One Stop) 직원들은 "자바업체들이 이전을 결정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실사단은 돌아 오는 길에 공장 렌트 부지 서너곳을 둘러보고, 라스베이거스 이전을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댄스복 업체 커브를 운영하는 피터 정 사장은 "당장 워컴이나 전기 값 등으로만 라스베이거스에서 30만~40만 달러는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의류협회 장 회장은 "봉제업주들은 자체 비용으로 이전하기에 자금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 먼저, 협회 멤버 중 이전을 결정한 사람들이 공장을 렌트해 설비를 끝내고, 경쟁력 있는 하청단가를 보장하며 신용 있는 봉제공장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기지 이전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가 한인 의류생산지로도 각광받을 날이 멀지 않은 것일까. 김문호 기자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7-11

"어디 봉제공 없나요?"…LV 이전업체들 인력난

라스베이거스로 이전한 한인 봉제공장 업주들이 봉제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라스베이거스로 공장을 이전한 한인 업체는 대략 10곳. 이들 업체들은 최근 '라스베이거스 한인패션협회(KAFA)'를 설립해 임시 창립총회까지 하는 등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LA한인봉제협회에서 회장과 이사장까지 지낸 필립 김씨가 KAFA 회장을 맡아, 시 노동국 관계자를 만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라스베이거스 한인 봉제단지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당장 큰 문제는 재봉틀을 돌릴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지 인력을 구해보지만 임금 차이가 있어 쉽게 달려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조금 일찍 현지 정착을 시도한 업체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늦은 업체들은 당장 서너 명을 채우기도 어렵다고 한다. 힘겹게 봉제인력을 구하더라도 기술이 부족해 즉시 전력이 못된다. 재봉틀을 잡고 기본 박음질을 하는데도 최소 6개월은 배워야 괜찮은 정도라고 하니, 라스베이거스 이전 업체들에게는 봉제 숙련공 구하기가 절박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자 라스베이거스 업주들은 LA시절 직원들을 차로 실어 나르는 수송작전을 펼치고 있다. KAFA 김 회장은 "여러 업체들이 LA에서 함께 일했던 타인종 직원들과 접촉해 라스베이거스로 옮겨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힘들게 데려온 직원들이 "너무 덥다" "아직 일감이 부족해 오버타임 시간이 길지 않다"며 되돌아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또 다른 LA 봉제업주들의 말이다. 텍사스 엘파소로 이전한 한인업체들도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라스베이거스에 비해서는 상황이 훨씬 좋지만, 멕시코 국경인력의 경우 봉제 기술이 떨어져 생산성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5-17

"노동법 단속 숨도 못 쉴 지경"…LA봉제업체 최소 100곳 조사

LA자바시장 노동 단속이 예년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어 업주들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도가 센 것은 물론이고 지속적이라 업계 한인 종사자들은 '숨을 못 쉴 지경'이라고 하소연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주 노동청 외에 연방 노동부까지 가세해 각본(?)에 따라 봉제공장-의류업체 순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소문까지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한인봉제협회 수사를 통해 확보한 명단을 토대로 라이선스 발급자 중 중국이나 연변족 이름이 있으면 우선 단속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한인 의류업자들 사이에서는 '올 것이 온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한다. '올 것'이라는 것은 최근 자바시장에서 의혹을 품고 있는 시와 카운티, 주 정부가 합동으로 기획했을 것이라는 '스웨트숍(sweatshop) 밀어내기'를 말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음모론 수준이었지만 노동법 단속이 심화하면서 자바업계에서는 이제 믿음으로 확산하고 있다. 계속되는 단속으로 덩달아 바빠진 노동법 변호사들도 "이번 단속은 뭔가 다르다"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노동법 변호사는 "봉제공장이 단속돼 핫굿(hot good·단속에 걸려 판매할 수 없게 된 상품)이 된 경우, 예전 같으면 벌금만 내면 유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속반원과 연락조차 안 되고 있다. 며칠에 걸쳐 수소문해 통화라도 하게 되면 '다른 단속 때문에 서류 업무를 볼 시간이 없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가 수임한 의류업체 사건의 경우, 납품기일이 가까워 벌금을 내더라도 해당 의류를 운반해야 할 사정이었지만 단속반원을 만나지 못해 벌금을 확인하지 못했고 결국, 납기를 지키기 어렵게 되고 말았다. 연방 노동부는 봉제업체가 불법 노동과 관련해 단속에 걸리면 이 업체가 만든 제품을 운반 또는 판매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 처한 물건인 '핫굿'을 보통 단속시점에서 90일까지 이동이 금지된다. 다만, 봉제업자가 내야 하는 총 벌금 중 원청업자가 내야 할 몫을 내면 운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매뉴팩처 입장에서는 납기를 맞추려면 벌금을 내고 제품 운반을 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조차 통하지 않을 정도로 단속 일정이 빡빡하다는 얘기다. 봉제공장의 불법 노동과 관련해 원청업체에 일정부분 책임을 묻는 가주 노동법 'AB 633'과 비슷하다. 한인 의류업자들은 "수사관들이 '이번에는 노동법 단속이 이전과 달리 지속적으로 꼼꼼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도 전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에 따르면 벌금도 이전 수준보다 많다. 예년의 경우 1만 달러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5만 달러를 부과받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봉제공장의 경우 보통 2~3곳 이상의 원청업체 일을 하는 만큼, 10곳만 걸려도 의류업체 20~30곳이 엮이게 된다. 한인봉제협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매일 봉제공장 10곳 정도는 단속을 받고 있다니, 단속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부터 계산하면 최소 공장 100여 곳, 의류업체 200~300곳은 곤란한 지경에 처했을 것이란 계산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자바시장은 지금 쑥대밭"이라는 게 관련 업계 이야기다. 요즘 들어 한인봉제협회로 오는 엘파소나 라스베이거스 이전 문의는 더욱 늘었다고도 한다. 자바가 흔들리면 한인경제에도 타격이 올 수 있어 최근의 노동법 단속을 한인경제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5-04

한인봉제협회 사무국 '개점 휴업'

한인봉제협회 사무국이 이번 주 들어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가주 법무부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후로 사무국 업무가 사실상 정지 됐다. 이번 수사가 봉제업체들의 가먼트 라이선스(Garment License. 의류면허) 취득과 갱신 과정에 있어 합법적이지 못한 것 이라는게알려지면서 패션업계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사태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몰라 고민도 크다. 당장 불똥은 봉제업계에 떨어졌다. 봉제협회는 법무부 수사 후 하루 만인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문을 오픈하며 평온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며 사무국 문은 다시 굳게 닫혔다. 수사관들이 수색을 하며 회원사 명단이 든 컴퓨터 하드와 신규 라이선스 신청서 등 관련 서류들을 가져 간 탓에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기도 어려운 지경이기도 하다. 한 봉제공장주는 "사무국 직원이 20년 넘게 협회에 근무하면서 그동안 일을 잘 처리해 왔는데, 막상 이번 일이 닥치고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사고 후 한인봉제협회장이 밝힌 것처럼 이번 수사 타겟이 협회가 아니라면 하루 빨리 사무국 운영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인봉제협회 최대성 회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는 협회와는 무관한 일이며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무국이 닫힌 것과 관련해 최 회장은 "갑작스런 일로 인해 사무국 직원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고, 마침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는 것으로 안다. 현재로서는 마땅히 사무국 업무를 대행할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일로 일단, 전임 회장들과 모임을 갖기로 했다. 함께 의견을 나눠, 협회 존속과 사무국 운영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봉제협 사태에 의류 매뉴팩처러들도 긴강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청을 줘야 할 공장이 어떤 상황일지 속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봉제협회 사무국 수사가 알려지면서 한 매뉴팩처러는 하청공장에 전화를 걸어 '혹시, 한인봉제협회에 가입했느냐'라고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라도 해당 공장이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다면 납기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의류업자도 "많은 사람이 한인 봉제공장에 하청 주기를 망설여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3-22

봉제협 압수수색, 라이선스 단속 관련…17일 사무국에서 기자회견

가주 법무부(DOJ)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한인봉제협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압수수색은 협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봉제협회 최대성 회장은 17일 오후 LA다운타운 인근 협회 사무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우선 "회원사들에 심리를 끼쳐 회장으로서 죄송하다"고 운을 뗀뒤 "협회는 이번 조사와 관련이 없으며 라이선스 문제로 조사를 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법무부 수사관들이 사무국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사무국을 방문하기 전 사전 연락은 없었다. 협회는 이번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고, 수사를 통해 나오는 사실은 추후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수사 후 닫혀 있던 사무국은 이날 오전부터 다시 문을 열었으며, 사무국 직원 역시 정상 출근해 업무를 진행했다. 봉제협회 사무국은 하루 전(16일) 10여 명의 DOJ 소속 수사관들로부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당했다.본지 3월 16일자 미주판 3면 보도> 수사관들은 5시간 가까이 사무국을 샅샅이 뒤졌고, 회원 업체의 명부가 들어 있는 컴퓨터 본체와 라이선스 신청서류 등을 수거해 갔다. 수사관들은 사무국 벽면에 걸려 있는 협회 활동 사진과 언론 보도 내용들까지 사진을 찍는 등 세밀하게 수색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제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의 이번 수사가 한인 봉제업계에 만연한 의류(Garment) 라이선스 취득 및 갱신과 관련된 만큼 이른 시일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고 걱정하고 있다. 봉제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다고 밝힌 한 인사는 "노동법 문제 등으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오픈하는 경우, 다른 사람이나 타주 거주 등 자격이 안 되는 사람 명의로 라이선스를 따기도 한다. 보통은 가족 중 다른 한 명의 이름을 사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그동안 이 같은 일들이 암암리에 있어 온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다른 봉제업 관계자도 "지금의 LA 한인 봉제업계의 문제가 단순히 임금이나 오버타임 미지급 등 만은 아니다. 노동법 문제로 문을 닫고 재오픈하면서 타인 명의로 라이선스를 개설한 경우, 벌금이나 밀린 임금 등을 책임지지 않는 케이스도 발생해 결과적으로 봉제업계 전체가 노동법 단속의 타겟이 되는 악순환이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3-17

대대적 노동법 단속 시작인가 '뒤숭숭'

한인봉제협회가 16일 가주 법무부(DOJ)로부터 갑작스럽게 압수수색을 당했다. 가주 DOJ 유니폼을 입은 수사관 1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5시간 가까이 LA다운타운 인근에 있는 한인봉제협회 사무국(1830 W. Olympic Blvd. #205)에 들러 사무국 컴퓨터와 각종 서류 등을 압수했다.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협회 사무국 직원 등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으며, 오피스 문도 수사관들이 직접 열고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노동법 위반이나 탈세 문제 등과 관련해 노동청이나 IRS, DOJ, FBI 등이 포함된 합동수사반이 개별 업체를 단속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번처럼 협회 사무국을 압수 수색하기는 이례적이다. 가뜩이나 한인 봉제업계는 최근 생산기지 타주 이전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수사당국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DOJ 수사관들은 압수 수색영장을 빈 사무실에 남긴 채 문을 닫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아침부터 수사관들의 작업을 지켜봤다는 봉제협회 사무국이 있는 몰의 한 관계자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사무국에서는 봉제업체 근로자들이 어떤 때는 600명이라고 했다가 다른 때는 300명이라는 말도 한다는 게 수사관들이 말이었다. 관련해서 뭔가 보고된 내용들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사무국에는 한인 봉제업체들과 관련한 많은 서류들이 있는 만큼 그런 조사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봉제업자는 "봉제업계는 최근 들어 시간당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임금과 오버타임 등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그로 인한 대대적인 노동법 단속의 시작은 혹시 아닌지 염려스럽다"며 "가뜩이나 생산기지 이전 문제로 어수선한 마당에 봉제업계가 더욱 뒤숭숭하게 됐다"고 말했다. 협회 임원을 지낸 다른 봉제업자는 "수사관들이 협회 사무국을 털어갔다는 소식은 이전에도 듣지 못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개별 공장도 아니고 도대체 사무국에서 무슨 불법적인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황당해 했다. 이 업자는 "협회 사무국의 경우 상호등록이나 라이선스 갱신 등을 할 때 업무를 대행하거나 관련 서류 작업을 돕는 일이 대부분이다. 기타 비영리단체로 재정상태를 IRS와 주 프랜차이즈 택스보드에 보고하는 정도다. 혹시 그런 일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

2016-03-16

엘파소? 우리는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LA다운타운 봉제공장들의 엑소더스(exodus)가 심화하고 있다. 텍사스주 엘파소에 이어 이번에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가 한인 봉제공장들의 새 이전지로 부상했다. 엘파소의 경우 지난 9일 LA에서 '바다로'라는 봉제공장을 운영하던 최대성 사장이 첫 번째로 이전을 단행한 후로 아직 다른 소식이 없다. 한인봉제협회장도 맡고 있는 최 사장은 당시 재봉기 140대를 보냈다. 이에 비해 라스베이거스는 지난 연말과 올 연초에 걸쳐 소리소문없이 10여 개 업체가 이전을 했고, 이미 작업대 설치까지 마치고 영업을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쪽은 잠잠해진 엘파소 쪽과 달리 현재도 이전을 준비 중인 업체가 여러 곳이다. 엘파소 이전이 지난해 7월부터 떠들썩하게 진행됐던 것에 비해 라스베이거스는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더 많은 업체가 옮겨 가고 있는 셈이다. 한인업체들이 주로 옮겨간 곳은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30분 정도 북쪽의 노스 라스베이거스로 창고와 공장 건물들이몰려 있는 곳이다. 라스베이거스로 이전한 업체들은 비교적 소규모로 재봉기 30~40대 정도를 돌리는 집들로 알려졌다. 관광과 컨벤션,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봉제공장 입주가 다소 어색하지만, 이전을 준비 중한 한 봉제업주에 따르면 주거비와 공장 렌트비가 싸고, 인건비나 종업원상해보험(워컴)도 낮아 LA에서보다는 비즈니스 하기가 한결 수월한 편이다. 이 업주는 "LA에서 차로 4시간 거리라 13시간이나 걸리는 엘파소까지의 물류를 감안하면 오히려 라스베이거스가 낫다"고 말한다. 엘파소나 라스베이거스 모두, 주거나 렌트비는 LA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공장 렌트의 경우 엘파소나 라스베이거스 모두, 스퀘어피트당 30~40센트 선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엘파소가 연방 최저인 7달러25센트, 라스베이거스는 8달러25센트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워컴이 3% 미만으로 엘파소의 6% 수준보다 훨씬 저렴하다. 다만,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과연 봉제인력, 특히 숙련공을 구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다. 이미 재봉기를 돌리고 있는 업체들에 따르면 숙련공은 다소 부족하지만 최저임금 인력만큼은 충분하다고 한다. 엘파소의 경우 처음부터 시 노동국, 투자유치 관련 비영리단체인 보더플렉스와의 접촉을 통해 일이 진행된 만큼 인력수급이 유리하고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예를 들어, 엘파소에서 봉제공장을 차리기 위해 전기공사를 한다고 할 때 5000스퀘어피트 당 1만 달러가 든다면 그 중 5000달러는 환불을 받게 된다. 그러나 라스베이거스라면 그런 혜택이 없다. 라스베이거스 이전은 처음부터 '각개전투'로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탓이다. 또 다른 우려도 있다. 카지노다. 한 의류 매뉴팩처는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믿고 봉제를 맡겼는데 주인이 수시로 카지노를 드나든다면 난감할 것 같다"며 "과연 일감을 엘파소로 보내야 할지, 라스베이거스로 보내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LA봉제공장의 타주 이전은 아직 초기단계다. 하지만, 시간당 최저임금이 이미 10달러로 올랐고, 워컴도 14% 수준이나 되는 LA에서는 더 이상 사업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구나 LA는 노동법 단속이 심해 봉제공장의 타주 이전은 가속화할 조짐이다. 다운타운에 1600~2000개 이상 되는 한인 봉제공장은 평균 30명 정도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봉제공장은 커팅, 세탁, 염색, 트림, 스톤 공장 등과도 연계해 있다. 게다가 식구들까지 감안하면, 다운타운 봉제공장 이전은 LA 및 인근 도시 일자리 10만여 개 이상이 빠져나가는 큰 일이다. 공장 이전이 본격화하면 한동안 타운 및 한인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엄청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문호 기자

2016-01-26

한인 봉제공장 첫 엘파소<텍사스주> 이전…지난 주말 140여 대 재봉기 LA 떠나

140여 대의 재봉기와 작업대, 실 등 기타 서플라이를 실은 53피트짜리 대형 트럭이 드디어 LA를 떠나 텍사스주 엘파소로 갔다. 지난 9일 다운타운 메인과 27가 코너에 있는 알파소잉머신&서플라이(이하 알파미싱. 대표 제프 신) 앞 마당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사무실 마당에 접한 이면 도로에는 대형 트럭이 서 있었고, 멕시칸 인부 서너명이 재봉기와 작업대, 서플라이 등을 부지런히 싣고 있었다. LA에서만 30년 넘게 봉제공장을 운영해 온 최대성 사장이 요청한 이삿짐이다. 한인봉제협회 회장이기도 한 최 사장은 엘파소 실사단과 함께 현지에 머물고 있던 터라 이날 현장에는 '알파미싱'의 신 대표가 작업을 대리하고 있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싱글, 오버록, 커버스티치 머신 일부는 이미 전날(8일) 오후 늦게 엘파소로 출발했고, 이날 잔여분과 서플라이 등을 싣고 떠날 참이었다. 지난해 7월 중순 의류 생산기지를 엘파소로 이전한다는 말이 나온 이후 실제 한인 봉제업주가 재봉기를 뜯어, 트럭에 싣고 떠나는 첫 케이스이다. 최 사장은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간다, 간다'는 말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한인 업주들은 사태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새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10달러로 오르고 종업원상해보험(워컴) 인상에 깐깐한 노동법 단속까지 감안하면 더 이상 LA에서는 봉제공장을 운영하기 어렵다. 다들 알고는 있지만 위험부담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 첫 이전 작업이 이뤄진 만큼 1000여 한인 봉제업주들의 LA탈출은 러시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번엔 재봉기 140대만 갔지만 오는 8월까지 다른 4명의 투자자들 재봉기를 더하면 총 720대가 엘파소로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엘파소는 공장 렌트비와 워컴이 LA에 비해 절반 이하인데다, 시간당 최저임금도 연방기준인 7.25달러를 적용하고 있어 봉제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비즈니스 친화적이라 노동법 단속도 LA에서처럼 깐깐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사장은 엘파소 시내에서 약 5분 거리에 있는 공장 건물 중 5만8000스퀘어피트를 LA의 절반 이하 가격에 리스했다고 말했다. LA의 경우 봉제공장 리스가격은 스퀘어피트 당 70~80센트 수준이다. 최 사장은 또, 엘파소시와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보더플렉스에서는 봉제 숙력공 모집을 돕고,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돕기 위해 그동안 30분 간격이던 배차간격도 10분마다 해 주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최 사장은 "재봉기 설치 작업과 근로자 채용이 끝나면 오는 20일께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봉틀을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엘파소 이전의 선구적 입장이라 더욱 신경써서 사업을 꾸릴 생각이다"며 "추후로 엘파소 이전을 계획하는 한인 봉제업주가 있다면 창구를 한인봉제협회로 단일화 해 리스부터 워컴, 인력 수급, 세금 혜택 등도 함께 누리고, 엘파소에 새로운 한인 봉제단지도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

2016-01-10

'봉제인의 밤' 엘파소 이전이 화두

8일 LA한인타운 옥스포드팔래스호텔에서 열린 '봉제인의 밤'은 엘파소 이전이 큰 화제였다. 이날 신.구회장 이취임식을 통해 봉제협회 37대 회장에 오른 최대성 회장은 특별히 '엘파소 추진 현황 보고'를 10분 정도 직접 진행했다. 행사 참석자 대부분도 엘파소 이전에 관심이 있는 봉제업주들인 만큼 최 회장의 설명을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최 회장은 봉제협회의 엘파소 추진위원장을 맡아 10번이나 현지를 방문하고 리스계약도 했다며 그동안 시와 주 노동국 관계자와의 미팅 내용과 공장 입지 현황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또 자신 외에도 계약을 한 사람이 있으며 10여 업주들도 계약을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비교적 자세하게 상황 보고를 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현명 LA총영사를 비롯한 한인경제단체장들과 엘파소 현지 부동산협회 관계자 3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봉제공장들의 이전이 공식 확인되면서 에릭 가세티 LA시장실에도 우려를 표명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최 회장의 보고가 끝난 후 마이크를 잡은 이창엽 LA한인상공회의소 명예이사는 "가세티 LA시장에게도 한인 봉제공장의 엘파소 이전 건에 대한 새 보고를 접했을 것"이라며 "가세티 시장은 최저임금 인상 건만큼은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도 대량 이탈을 막기 위해 다른 혜택을 줄 것이 없는 지를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문호 기자

2015-12-09

마침내 엘파소 이전 시작…최대성 봉제 협회장 등 3명 첫 리스계약

LA 한인 봉제공장의 엘파소 이전이 시작됐다. 8일 미주한인봉제협회 새(37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대성 사장은 최근 텍사스주 엘파소 다운타운 인근에 공장 사용(리스)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에도 봉제협회 차원의 엘파소 이전 추진을 총괄해 온 최 신임회장은 지난 주말 공장 전기 설비 공사 등을 위해 전기 기술자와 함께 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왔다며 자신을 시작으로 엘파소 이전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약 5만8000스퀘어피트 규모를 리스했으며, 다른 두 명의 한인 봉제업주도 바로 이웃에 각각 2만 스퀘어피트 규모 정도로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설비 공사를 미리 마치고 내년 1월 4일께 재봉 기계들을 옮길 예정이다. 또, 한국에서도 약 500대 정도를 수입할 계획이라, 일단 3개 공장 이전만으로도 1000명 가까운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생긴다"며 "추가 계약이 이어진다면 엘파소 시와 주 노동청에서도 각종 세금 혜택은 물론 고용지원금까지주기로 한 만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엘파소의 경우 공장 렌트비가 LA의 절반 수준인 데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7.25달러, 워컴도 12.5%인 LA에 비해 절반 이하라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의 말처럼 LA 봉제공장의 엘파소 이전은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LA 봉제업주들은 "LA에서는 봉제공장을 하기가 어렵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인건비가 10달러로 뛰는 것부터 시작해, 타주에 비해 두 배나 되는 종업원상해보험(워컴)과 강력한 노동법 단속 등을 감안하면 어디가 됐든 옮길 수밖에 없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누구도 선뜻 움직이지 못한 것은 지난 20~30년 동안 LA에서 사업을 해 온 탓에 생활기반을 쉽게 옮길 수 없고, 먼저 나서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최 회장의 계약으로 망설이기만 하던 다른 업주들도 실행에 옮길 것이란 전망이다. 최 회장 외에도 크고 작은 10여 업체가 현지 방문을 통해 공장 매입과 렌트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태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봉제협회는 내년 1월 6일 1박2일 일정으로 '엘파소 3차 실사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미 18명이 참가를 예약한 상태이기도 하다. 3차 실사단은 1월 6일 엘파소 공항에서 모여, 주요 공장 후보지 방문과 엘파소 시 관계자와의 미팅을 통해 다양한 지원사항을 재차 확인받을 예정이다. 김문호 기자

2015-12-08

"LA한인 봉제공장들이 옮겨 온다며…"엘파소 부동산값 들썩

텍사스주 엘파소 부동산값이 들썩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A 한인 봉제공장 업주들의 이전 움직임이 구체화된 지난 9월 이후 두 달 새 공장 렌트비가 스퀘어피트당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한인의류협회와 봉제협회가 합동으로 첫 현지 실사에 나선 지난 9월 중순만 해도 공장 렌트비는 스퀘어피트 당 15~20센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한인봉제협회 최대성 차기 회장 당선자를 비롯한 투자자 4명이 오퍼한 금액은 스퀘어피트 당 35~40센트 수준으로 알려졌다. LA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반값 정도에 불과하지만 최근 중국과 베트남 봉제업주들까지 엘파소 답사에 나서고 있어 가격은 더욱 뛸 것이란 전망이다. 한인봉제협회를 도와 엘파소 봉제단지 조성에 도움을 주고 있는 이호윤 전 엘파소 한인회장에 따르면 장소에 따라 이미 공장 건물의 스퀘어피트당 리스 가격은 20~30센트 정도 올랐다. 이 전 회장은 "아직 타인종 봉제업주들의 움직임은 구체적이지 않다. 다만, 한인업주들의 경우 협상 창구가 단일화하지 않고 '각개전투'식이라 이를 아는 건물주들이 가격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당선자는 "엘파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새 봉제공장들이 들어설 것이라는 뉴스는 금방 퍼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규모가 큰 업체 포함 10여 업체가 산발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다 보니 아무래도 가격 협상에서 불리해지고 있다"며 "협회로 창구를 일원화해 실사단 작업에 동참하면 렌트비 협상은 물론이고 엘파소 시와의 지원 협상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 당선자는 "종업원상해보험(워컴)도 마찬가지다. 지난 16~17일 이틀간 엘파소를 방문, 현지 시 및 보험사 관계자와 미팅을 하면서 상해보험요율을 낫게 해 줄 것을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도 들었다. 다만, 그런 낮은 요율은 한인 봉제공장들의 대거 이전을 염두에 둔 보험사의 전략이기도 한 만큼, 한인 업주들이 봉제협회를 통해 함께 일을 도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봉제협회에서는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공장 이전에 관심이 있거나 희망하는 업주들을 위한 엘파소 3차 실사단을 모집하기로 했다. 내년 1월 6일 정오에 엘파소 공항에 모여 1박2일간 이전할 만한 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시 관계자 및 투자유치업무를 지원하는 보더플렉스 임원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실사단 활동은 1월 7일 오후 4시께 끝나는 만큼 돌아오는 비행편은 이에 맞춰 개인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최 회장 당선자는 "엘파소까지 오가는 비행편은 개인이 알아서 하지만 현지 일정 조정을 위해서는 방문자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만큼 봉제협회 사무국을 통해 오는 21일까지 문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의: (213)389-7776 김문호 기자

2015-11-26

한인 봉제업계 엘파소 이전 'WARN법' 조심

한인 봉제업계의 엘파소 생산기지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이전을 준비중인 한인 업주들은 법적 위험성을 숙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주 노동자 조정 및 재교육 알림법이라 불리는 '가주 WARN법(California Worker Adjustment and Retraining Notification Act)'에 따르면 고용주들이 회사 이전으로 인해 직원들을 해고해야 할 경우, 해고 예정일 기준으로 최소 60일 전에 직원들에 미리 관련 통지서를 전달해야한다. 이 법에서의 이주는 100마일을 기준으로 한다. 다시 말해, LA에서 800마일 떨어진 텍사스주 엘파소로 이전이라면 이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또, 이 법에서 고용주의 의미는 75인 이상 직원을 고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좀 더 자세히 해석하면 해고 통지서 데드라인을 기준으로 이전 1년 중 최소 6개월을 일한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 직원을 합해 단 하루라도 75인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고용주들을 일컫는다. '림루거' 로펌의 필립 차 변호사는 "해고 관련 통지서에는 해고 예정일과 해고 예정 직원수 등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며 "또, 공장 이전 후에도 통지서 보관 등 이전 관련 각종 기록들을 문서로 보관해 놓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변호사에 따르면 엘파소 이전과 관련해 다수는 아니더라도 적잖은 한인 봉제업체들이 이 법과 연관될 수 있다. 한인 봉제협회(회장 이정수)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계속해서 직원이 감소, 대부분의 업체들은 직원이 75명 미만이지만 여전히 75인 이상 봉제업체들도 적지않다. 협회 측은 현재 1000여 개 봉제업체 중 10% 정도는 지난 1년 중 75인 이상 고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한인 의류도매업체들과 다른 업종 업체들마저 이전에 동참한다면 이 법을 지켜야 하는 업체들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봉제업체 관계자는 "가주에서 사업하기 참 힘들다"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지켜야 할 법들은 너무나 많다.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업주들을 위한 배려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 법을 어길 경우 고용주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엄청나다. 사전 통보 없이 해고된 직원들에게 60일간의 임금 보상은 물론 직원 측 변호사 비용, 그리고 하루 500달러의 벌금이 매겨진다. 또, 집단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따른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차 변호사는 "가주 WARN법은 연방법보다 더 엄격하다. 잠재돼 있는 요구사항이 많고 법적 책임이 크다. 이전을 계획중인 기업들은 반드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WARN법을 지키지 않고 이전한 기업들은 향후 소송에 직면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기자

2015-10-25

"가주에선 더 이상 봉제사업 못하겠어요"

"저는요, 솔직히 같은 조건이라면 엘파소 봉제공장에 일감을 줄 겁니다. 왜냐고요? 아시잖아요, 여기서는 아차 하면 한꺼번에 몇만 달러씩 때려 맞는 거."(매뉴팩처) "봉제공장 운영하기도 더 힘들어졌어요. 몇만 달러짜리 채권을 사놓고 해야 한다고요. 노동법 때문이라도 어쨌든 떠나긴 해야 해요."(하청업체) 지난 1일 LA다운타운 의류협회 사무실에서는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한인 의류협회가 마련한 엘파소 생산기지 이전 설명회가 공식적으로 끝났는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남아, 더 이상 LA에서는 봉제공장을 할 수 없다는 것과 지나치게 엄격한 가주 노동법 단속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AB633과 지난 6월 새롭게 가주 의회를 통과한 SB588에 초점이 맞춰졌다. AB633이나 SB588은 모두 노동자에 대한 임금착취를 막고자 생겼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었다. 지난 1999년부터 시행한 AB633은 의류업 종사자가 임금을 받지 못했을 경우 고용주는 물론이고 원청업체에도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영세한 봉제업주가 종업원 임금을 줄 수 없을 경우 하청을 준 매뉴팩처를 소송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SB588은 고용주가 근로자 임금을 체불한 경우, 고용주의 개인 및 법인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가주노동위원회에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종업원 임금과 관련해 판결을 받고도 지불하지 않거나 5만~15만 달러의 본드를 구매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에서는 기업주 재산에 근저당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의류협회 김대재 이사는 "어떻게 봉제공장에서 벌어진 일을 매뉴팩처에까지 책임을 지도록 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임금 외에 성추행 관련한 일이 벌어져도 원청업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AB633이다. AB633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모든 것을 관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연좌제가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김 이사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원청업체들이 터무니없이 단가를 낮추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관련 소송이 들어오면 의례 원청업체까지 조사가 나오고, 결국은 엮여 벌금을 물게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B633이 지나치다는 것은 노동법 변호사나 봉제업주들도 일부 인정하는 내용이다. 물론 '원청업체가 단가를 낮게 주기 때문'이라는 하소연이 빠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원청업체까지 엮이게 되면, 이후로는 그 원청업체와는 거래가 끊기고 소문이 다 나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결과적으로 안 좋다는 것이다. 늦은 시각까지 토론을 계속한 참가자들은 해답을 가주 바깥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당장 엘파소가 아니라도 LA나 가주 내에서의 봉제업은 희망이 없는 것 같다. 단순히 인건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넘게 노동법 때문에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사업을 했는가. 이제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엘파소로 옮겨 간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은 당연하다. 다만, 엘파소의 최저임금이 낮고, 워컴이나 렌트비, 생활비 등이 싸기 때문에 텍사스 주나 연방 노동법을 준수하면서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김문호 기자

201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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